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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노후대책 아내부터 챙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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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남성의전화
댓글 0건 조회 10,379회 작성일 02-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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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부부 이혼율 10년 전 3배

아내먼저 요구도 크게 늘어....

"부부중심 가정관" 가져야 할 때

# 독백 1- 결혼한지 20년을 훌쩍 넘긴 나(51세). 얼마 전 아내로부터 이혼하자는 말 을 듣고 내 귀를 의심했다.

나는 회사에서 죽어라 열심히 일했고 다른 남자들이 객기로 한번씩들 해보는 외도도 하지 않으며 '바른생활 남편'으로 살아왔다.

가정에는 무심한 편이었지만 생활비는 꼬박꼬박 주었다.

아내에게 엄하게 하긴 했다.

그러나 모두다 집안의 위계질서를 세우기 위함이었다.

내가 늘 즉흥적이고 '자기식대로'만 행동한다는 말을 아내 가 자주했지만 그저 투정이려니 하고 심각하게 생각지 않았다.

그런데 아내는 20년간 어떤 것에서도 자신의 의견을 행사하지 못한 채 살아왔다며 더 이상 나의 권위와 억압 속에 짖 눌려 살수 없다고 했다.

내가 그렇게 잘못 한 건가. 아내에게 남자가 생긴 건 아닐까.

#독백 2- 내 나이 쉰네살. 직장을 잃은지 2년이 지났다.

아내의 짜증이 갈수록 수위가 높아지더니 급기야 이혼을 요구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명예퇴직 금으로 매달 100만원의 생활비를 주고 있는데도 돈 벌어오지 못하는 것 에 대한 무시와 구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회사에 다니는 동안 거의 매 일 술을 마셨고 아내와 아이들에게 불성실한 남편이었음을 시인한다.

아 내의 의견을 무시하고 고약하게 군 적도 많았다.

그러나 아내가 이렇게 보복할 정도로 가슴에 맺혀있는 줄은 몰랐다.

자기가 아이들을 키울 테니 빈 몸으로 나가라는 말까지 거침없이 한다.

죽고싶다.

아내에게 이혼 당하는 중년 남성들이 늘고 있다.

남성들이 이혼을 통해 여성을 '쫓아냈던' 10여 년 전과 달리 여성들이 먼 저 이혼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법원행정처가 펴낸 2001년 판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아내가 먼저 이혼 소송을 낸 비율이 10년 전(48.8%)보다 크게 늘어난 62.1%에 달했다.

'중년이혼'은 이제 그리 낯설지 않은 단어다.

50세 이상의 남성의 이혼율은 지난해 인구1000명당 3.7명으로 91년의 1.2명에 비해 3배나 늘었다.

20~30년간의 결혼생활을 했으면 베테랑 부부가 됐을 법도 한데 결혼관 계를 갈아엎고 남남의 길을 선택하는 이들. 자녀들이 다 자라고 경제적으로도 안정기를 맞게되는 이때 남편이 아내에게 '버림받는'이유는 뭘까 .

■ 갈등의 원인=지난해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 방문해 이혼상담을 한 중년 여성들의 주요 갈등요인은 성격 불일치, 생활무능력, 애정상실, 대화단 절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의 주 이혼사유가 남편의 외도나 폭행이었던 것과 크게 달라진 양상이다.

과거의 잣대로 보면 '복에 겨워서...'라는 식으로 매도될 이유지만 여성들의 의식수준이 높아지면서 남편의 부당한 대우를 과거처럼 참아내지 않게 된 것이다.

지난해 '남성의 전화(02-652-0456)'에 걸려온 전화 중 1000여 통이 아내에게 이혼요구를 받은 후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해 묻는 것이었다.

특히 IM F(국제통화기금)체제 이후 경제적 갈등으로 인한 이혼이 많이 늘었다.

남성이 실직을 한 가정이나 주식투자로 돈을 날린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또 남편이 지나칠 정도로 돈을 못쓰게 해 갈등을 빚다가 여성이 이혼을 제기하는 경우도 많다.

재산 분할 권이 인정되면서 여성이 30~50%의 재산 을 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 옥 남성의 전화 소장은 "경제적 능력을 상실한 남성들이 아내와 잦은 다툼을 벌이다가 이혼을 요구받고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며 "남편 쪽에선 이혼을 원하지 않지만 아내가 완강하기 때문에 이혼에 이르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 소장은 또 "아내가 각방 사용을 요구해 성생활을 할 수 없게 되는 것도 남성들이 겪는 고통중 하나 "라고 덧붙였다.

아내의 외도나 알콜 중독 등과 같이 아내 쪽에 원인이 있어 남편이 이혼을 당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직장인 K(51)씨는 아내의 외도로 고민하고 있는 케이스. "아내가 외출이 심해지면서 자주 늦고 남자에게서 전화가 걸려오기 시작했어요. 그러더니 아이들을 버리고 급기야 집을 나가선 이혼을 요구합니다.

아내의 외도로 가정이 파탄 났죠. 가정을 지키려고 아내를 설득하고 달랬지만 소용이 없었어요."

■ 이혼 왜 느나 =여성들이 이혼을 망설였던 원인이 하나 둘 해소되고 있는 것이 중년이혼 증가의 첫째 이유다.

이혼녀에게 따가운 눈총을 보냈던 것은 이제 과거의 얘기다.

이혼을 보편적인 사회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새출발을 축복해주려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91년부터 이혼한 여성이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에 대해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재산분할권'이 인정된 데다 여성의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이혼 후 경제적인 문제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지고 있기 때문에 여성이 적극적으로 이혼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자녀들도 이미 성숙해 육아에 대 한 부담이 줄어들었다.

곽배희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소장은 이혼의 이유로 남성의 '문화적 지체 현상'을 꼽았다.

여성은 남녀평등과 같은 사회의 변화를 민감하게 수용 해나가는데 반해 남성들이 군림하려는 가부장적 가치관에서 벗어나지 못 하고 있기 때문이란 것이다.

"이혼을 요구받는 남성들 중엔 왜 아내가 이혼하려고 하는지 이해하지 못 하는 남성들이 많아요. 본인은 잘해왔는데 아내가 '배가 불러서 웃기고 있다'는 식이죠.

특히 50대가 넘는 중년 이혼의 경우엔 갑작스럽게 결정 한 것이 아니라 계속 쌓여온 갈등이 폭발하는 경우가 많아요.

부부관계가 좋았는데 실직했다고 해서 이혼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죠."

■ 막을 수 없나=중년 이혼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남성들의 사고가 변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남성들이 50~60년대의 가부장적인 이데올로기에서 탈출하지 않으면 여성들의 제몫 찾기는 계속될 것이란 얘기다.
곽 소장은 "이혼을 예방하려면 부모나 남성중심의 가정에서 부부중심의 가정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정부차원에서 부부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남편과 아내의 역할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이혼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이 옥 소장은 "남성들이 직장일 못지 않게 아내에게 관심을 갖고 가정의 문제에 시간을 투자해야한다"며 "아내와 평소 대화를 많이 나눠야 부부 간 문제가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매일경제 2001. 10. 11 <심윤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