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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사위의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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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관계의 새 풍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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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사위 갈등의 형태는 다양하다. 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형태는 부양능력이 없어진 사위에 대한 장모의 박대다. 30대 후반의 ㄴ씨는 지난 해 사업에 실패한 뒤부터 장모와 사이가 틀어졌다. 처음에는 딸이 고생한다고 들어와 살라던 장모가 능력이 없다며 드러내놓고 그를 무시하기 시작했다. 딸을 부양하지 못하는 사위를 박대하는 것은 낯선 풍경이 아니다. 고전 소설 <춘향전>에서 ‘월매’도 같은 형태를 보인다. 한밤중에 담을 넘은 이도령을 두말없이 사위삼았으면서 거지 행색으로 돌아오자 찬밥 한술 주기를 거부했다. 이같은 장모-사위 갈등의 증가에 대해 가정학 박사 박정윤(중앙대학교) 교수는 “장모는 사위에 대한 만족의 보상으로 애착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사위의 사회적 지위가 장모에게 만족을 주며 사위에 대한 사랑은 그에 대한 보상이라는 것이다.
30대 초반의 주부 김 모(서울 강서구)씨는 친정 어머니를 모시고 있다.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시자 남편이 어머니의 충격을 고려해 함께 살자고 제안했다. 한 지붕 아래 살면서 원만했던 두 사람의 관계가 갑자기 악화됐다. 어머니는 사위가 자신에게 소홀하다고 서운해하고, 남편은 어머니의 간섭이 심해졌다고 불만이다. 매일같이 자신에게 불만을 털어놓는 두 사람사이에서 김씨는 갈팡질팡하고 있다. 딸이 남편과의 갈등을 호소할 경우 무조건적으로 딸을 지지하는 것도 요즘의 장모다. 친정에 피신온 딸에게 ‘죽어도 그집 귀신’이라며 내쫓는 것은 옛말이다. 가정법률상담소 강정일 상담위원은 “장모가 오히려 사위와의 연락을 막으며 적극적으로 이혼을 촉구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고부갈등에 이어 장모-사위 갈등이 새로운 세대간의 부딪침으로 등장하고 있다. 한국여성개발원 장혜경 연구위원은 “그동안은 (장모 사위 사이에) ‘관계’가 형성돼있지 않았기 때문에 갈등도 없었다”고 말했다. 기혼여성의 취업율이 높아지면서 자녀의 대리양육 및 가사노동의 원조를 친정 어머니에게 받게 되면서 장모-사위관계가 과거에 비해 잦아지게 되었다. 또 전통적 가족주의적 사고가 점차 약해지면서 부모들은 딸과 더 많은 애정을 나누고 정서적 의존을 하게 됐다. 전문가들의 지적대로 “장모-사위 갈등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소지가 다분하다.
딸만 편드는 장모 변화 싫어하는 사위가 문제 한국 가정법률상담소 강정일 상담위원은 “장모의 이중적 가치기준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딸과 며느리에 대한 이중 잣대가 고부갈등을 낳듯, 아들과 사위에 대한 이중 잣대가 갈등요소가 된다는 것이다. 사위가 아들만큼이나 자신을 배려해주길 바라면서도 딸과 사위의 부부문제에 있어서는 전적으로 딸편만을 드는 것이다. 강 위원은 장모 역시 며느리를 맞는 시어머니와 마찬가지로 “자녀들의 독립성을 인정하라”고 충고했다. 며느리에게 집안의 전통을 따라야 한다고 우기는 시어머니의 모습을 좇지는 말라는 것이다. 한국 남성의 전화 이 옥 소장은 “옛모습을 고집하는 사위”를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친가의 원조는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처가의 원조는 빚이라 생각하는 것도 같은 이유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중앙대학교 박정윤 박사는 “일방적으로 부모를 부양하거나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날 것”을 주장했다. 서로가 빈번하게 접촉하고 자주 방문하며 생활감정을 교류하는 관계에 만족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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