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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정말 미친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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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남성의전화
댓글 0건 조회 6,446회 작성일 03-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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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 따로 마음 따로 … 결혼은 정말 미친 짓이다?

“솔직히 사랑만 좇아 결혼하는 여성 있나요”
미혼 여성들이 영화 ‘결혼은, 미친 짓이다’에서처럼 결혼과 사랑에 대한 이중적 가치관을 ‘일상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만큼, 기혼 여성들도 비슷한 갈등으로 혼란을 겪고 있다. 바로 결혼과 애인을 따로따로 관리하는 ‘이중생활’이다. 중년 부부의 맞바람이 주제인 TV 드라마 ‘위기의 남자’가 20%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주부들에게 큰 화제를 불러모으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변화는 과거 외도가 남성의 전유물이었던 데 비해 최근 외도는 남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보편적인 일’이 되었다는 점이다. 전체 외도 비율로 따지면 아직 적지만 아내의 외도로 갈등을 겪는 가정의 수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 남성의 전화’가 99년 하반기부터 2001년 상반기까지의 상담 결과를 분석한 결과, 전체상담건수 중 아내외도 1167건 중 아내의 인터넷 채팅으로 가정불화가 야기되었다는 내용이 190건으로 전체의 16.3%를 차지했다. 이중 44.2%는 ‘아내가 채팅 끝에 불륜으로 빠졌다’고 호소했다.

김정일정신과의 김정일 원장은 “과거에 비해 외도를 하고 있거나 외도를 꿈꾸는 기혼 여성의 수가 확실히 늘어났다”며 “나이가 들고 아내, 어머니가 되어도 모성을 발휘하는 성숙함을 갖기보다는 사랑만 받고 싶어하는 어린애 같은 여성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IMF사태 이후로 두드러진 여성의 사회활동이 결국 외도 문제를 초래하는 경우도 있다. 직장을 잃은 남편을 대신해 생활전선에 나선 윤모씨(42). 40대가 될 때까지 전업주부로만 지냈던 윤씨가 할 수 있는 일은 식당의 허드렛일이나 노래방에서 손님들과 함께 노래를 불러주는 일밖에 없었다. 그러나 밤늦게까지 술 취한 남자들에게 시달리다 지쳐 집으로 돌아오면 가사일과 불만에 찬 남편이 기다리고 있었다. 남편은 ‘왜 술을 마셨느냐, 돈 못 벌어 온다고 괄시하는 거냐’면서 윤씨를 괴롭혔다. 설상가상으로 남편은 윤씨가 다른 남자를 만나고 다닌다고 의심하기 시작했다. 시달리다 못한 윤씨는 정말로 노래방에서 만난 남자와 사귀게 되었고 새로운 애인을 따라 가출하고 말았다.

대한가정법률복지상담원의 양정자 원장은 “이런 경우, 표면적 이유는 경제적 문제지만, 사실 문제는 변화하지 않은 남녀의 의식구조에 있다”고 지적한다. 경제활동에서는 이미 남녀의 구분이 없어졌는데도 여전히 전통적 성 역할을 고수하려는 남편의 의식이 마침내 외도와 가출이라는 극단적인 결과까지 초래한다는 것. 애인과 결혼관계 양쪽 모두 유지하려는 중산층 여성들에 비해 빈곤층 여성들은 불륜이 곧 가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들에게는 결혼관계가 혜택이 아니라 자신이 생활을 책임져야 하는 부담이기 때문이다.

아내의 외도를 알게 된 남편들은 어떻게 처신할까? ‘한국 남성의 전화’ 이옥 소장은 “상담소에 상담을 의뢰한 사람만으로 한정짓는다면, 아내의 외도를 알고도 가정을 지키려고 애쓰는 남편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외도 사실을 추궁하는 남편에게 “어쩌다 나가서 스트레스 풀고 오는 건데 왜 나무라느냐”고 말하는 아내가 있는가 하면, 애인이 있다며 오히려 당당하게 이혼을 요구하는 아내도 있다.

30대 초반의 문모씨(서울 영등포구)는 결혼 2년 만에 동갑내기 아내에게서 ‘이혼하자’는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었다. 아내는 스스럼없이 ‘애인이 있다’고 밝히면서 ‘당신과 함께 있으면 재미없지만, 애인은 나를 재미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씨는 ‘이혼할 수 없다’며 아내에게 매달리고 있다.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씨는 “남편과의 관계는 외형적으로만 유지하고 혼외관계를 통해 남편에게서 얻지 못했던 정서적 만족감을 얻는 기혼 여성들의 사례를 가끔 만난다”면서 “부부관계가 이미 소멸된 후에도 형식적으로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것은 그만큼 결혼제도가 본래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사랑에 대한 가치관은 서구 사회를 따라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지만, 아직도 결혼제도만은 종래의 가부장적인 틀 안에 묶여 있는 것이다.

“사랑은 정열 외에 친밀감과 의지까지 포괄”

케이블TV에서 ‘부부 성 클리닉’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최창호박사(심리학)는 “외도에 대해 도덕적으로 무감각해졌다기보다는 최근 들어 기회가 많아졌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즉 과거에는 부부 사이의 욕구불만을 해소할 기회가 없었다면, 최근에는 여성의 사회활동, 인터넷 등 남편 외의 남성을 만날 기회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그만큼 외도에 빠질 위험도 커졌다는 것.

“매스컴이 자주 이 문제를 다루고 TV 드라마도 기혼자의 애인을 오히려 아름다운 로맨스처럼 그립니다. 이 때문에 외도에 대한 죄의식이 덜어지고 무감각해지게 되죠.”

흔히 ‘남녀간의 사랑은 길어야 3년’이라고 한다. 사실 성호르몬에 의해 생겨나는 성적 욕구는 동일한 상대에 대해 3년을 유지하기도 어렵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남성들은 결혼 후 6개월이 지나면 아내에 대한 성적 매력을 잃기 시작한다.

그러나 과연 사랑이라는 것이 순전히 육체적인 탐닉과 정열만의 문제일까? “사랑은 정열 외에 친밀감과 의지까지도 포함하는 포괄적인 개념”이라고 최창호 박사는 이야기한다. 결혼에 이르게 되는 사랑이 정열적인 사랑이라면, 부부는 나이가 들면서 동반자적인 사랑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이 동반자적인 사랑에 이르지 못한 부부는 서로에게 권태를 느끼고 외부에서 새로운 사랑을 찾으려 애쓴다. 기혼 여성의 ‘애인’은 거의가 기혼 남성이다. 어느 한쪽에 책임을 묻기 이전에 남녀는 이미 모두 불륜의 늪에 빠져 있는 셈이다.

애정보다는 조건을 좇아 결혼하고, 결혼 후에는 새로운 애인을 찾아 나서는 사람들. 이들은 과연 무엇 때문에 결혼을 택한 것일까. ‘이중생활의 피곤함에 지쳐 우울증에 시달리는 여성의 사례도 본 적이 있다’고 말한 한 정신과 의사는 ‘본인 스스로를 위해 좋은 조건보다는 건강한 정신을 지닌 사람과 결혼하라. 그리고 결혼한 후에는 성숙한 사람답게 자신의 책임을 지키라’고 너무도 쉬운 충고로 말을 맺었다.


(주간동아기사 2002. 5 .23 전원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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