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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이혼을 두려워하지 않는 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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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혼 전화 작성일02-07-17 00:00 조회8,51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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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이상 이혼을 두려워하지 않는 여자들

결혼 10년 차 이혼이 늘어나고 있다,

아내에게 이혼을 요구 당하는 남자들

결혼한 지 10년에서 20년 사이의 중년 부부들의 이혼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우리 나라에서 이혼율이 가장 높은 연령 대는 남자 40대 초반과 여자 30대 중·후반. 서로에 대해 웬만큼 익숙해지고 아이들도 자라고, 경제적으로도 안정을 찾아갈 즈음에 굳이 이혼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해마다 증가하는 중년 이혼의 실태와 문제점, 해결방안을 찾아본다.

1. 중년 이혼이 해마다 늘어나는 이유

통계청이 올해 8월에 발표한 ‘98년 인구동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98년 한 해 동안 결혼한 쌍은 모두 36만6천6백 쌍이었고 이혼한 부부는 12만3천6백 쌍이었다고 한다.

하루 평균으로 따지면 1천5쌍이 친지의 축복을 받으며 결혼을 할 때 다른 한쪽에서는 3백39쌍이 갈라서겠다고 도장을 찍었다는 말이다(물론 여기서 이혼 부부의 숫자는 그날 하루에 결혼한 1천5쌍 중에서 헤아린 통계가 아니라 결혼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대한민국 모든 부부 가운데 하루에 이혼하는 커플의 수다).

해마다 이혼율이 가파른 곡선을 그리며 늘어나는 추세와 함께 또 하나 눈에 띄는 사실은 이혼을 하는 부부의 나이대가 점점 높아진다는 사실이다.

이혼율이 가장 높은 나이 대는 남자 40대 초반, 여자 30대 중·후반으로 평균 이혼 연령인 남자 40.1세, 여자 36.5세가 포함되어 있는 구간이다.

이 평균 이혼 연령은 10년 전에 비해 남자 3.4세, 여자가 3.9세가 높아진 나이다. 특히 결혼한 지 20년 이상 된 부부의 이혼이 크게 늘어서 전체의 13.2%를 차지했는데 89년에는 이 나이대의 부부 이혼율이 4.8%에 불과했던 것을 보면 10년 사이 무려 3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상대방에게 적응하기 위해 긴장하고 아옹다옹했던 결혼 초기도 다 지나고 상대방의 장점뿐 아니라 단점도 너무 잘 알아서 거기에 웬만큼 익숙해지고 무뎌지는 때다. 아이들도 저희들끼리 알아서 자신의 일쯤은 챙길 줄 아는 나이로 성장하고 경제적으로도 대체적으로 안정되어가는 시기. 언뜻 보면 모든 것이 편안하고 안정된 것 같은 중년 부부의 이혼율이 날이 갈수록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30~40대엔 매일매일 반복되는 삶에 지치고 사소한 일에도 서로 짜증을 내고 다투게 되는 일이 늘어나는 것 같아요.

남자 40대면 경제활동을 활발하게 할 때잖아요. 그러면 너무 바빠서 서로 얼굴도 못 보는 사이에 불만이 쌓이고 그래서 다툼이 심해지다가 이혼까지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요? 또 아이들도 커서 돈 들어갈 일은 많은데 경제적으로 안정되지 못하고 사는 게 힘든 경우라면 그런 대로 또 헤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겠죠.”

주부 김현숙씨(39세)의 말이다. 그러나 자영업을 하는 김영식씨(42세)는 최근에 IMF구제금융 시대로 대변되는 경제난이 주요한 원인이라고 꼽는다.

“IMF로 남자들의 경제능력이 떨어지자 가족을 먹여 살리겠다고 팔 걷어붙이는 여자들이 늘어났잖아요. 그렇게 남자들의 경제권은 약해지는데 여자들의 경제권은 강해지니까 평등을 외치고 더 이상 참고 살지 않겠다고 뛰쳐나가는 거지요.”

가정법률 상담소 곽배희부소장은 중년 이혼이 증가한 이유로 크게 법률의 변화와 사회적인 인식의 변화를 들었다.

“전에는 오랫동안 전업주부로만 살아온 여성들이 이혼하고 나서의 경제적인 어려움을 두려워해서 이혼을 주저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91년 이후 ‘재산분할권’이 인정되자 그러한 두려움에서 많이 놓여난 것 같습니다.

2. 사회에서 이혼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변한 탓을 들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이혼한 사람, 특히 이혼녀를 보는 시각이 무척 따가웠지만 요즘은 이혼 자체를 보편적인 사회현상의 하나로 인정하고 인생을 새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로 보는 시각도 많이 늘어난 것이죠. 게다가 자녀들도 많이 성장해서 엄마의 직접적인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더 이상 이혼을 못하게 붙잡는 요소가 많이 사라진 거예요.”

한국여성민우회 부설 ‘가족과 성 상담소’의 유경희 사무국장은 사회적 편견이나 아이들에 대한 책임, 경제적인 무능력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이혼을 주저하던 여성들이 경제적으로 사회 참여의 기회가 넓어지면서 자기 자신을 자각하고 더 이상 참고 살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정신과 전문의 노만희 박사(백제병원 원장)도 “이러한 현상은 나날이 거세어가는 여권신장의 물결과 내 앞길은 내가 개척해 나갈 수 있다는 여성들의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중년 이혼의 원인이 ‘문화적 지체현상’에 있다는 전문가도 있다. 남성의 전화 이옥 소장은 여성이 사회가 평등하게 변화하는 것에 민감한 반면, 남성들은 여전히 전근대적인 가부장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사회적 흐름에 뒤처져 있는 것도 중년 이혼이 늘어나는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라고 말한다.

작년 한 해 동안 여성이 먼저 이혼을 제안한 경우는 48.2%. 쌍방제안(41.6%)보다도 많고 남성측 제안(10.2%)보다는 월등히 많았다. 60~70년대까지만 해도 여성이 ‘쫓겨나는’ 사태가 빈번했지만 이제는 아내가 남편에게 이혼을 당당히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남성의 전화에 전화하는 남성들도 90% 정도는 아내 쪽에서 제기한 이혼을 어떻게 피할 수 없겠느냐는 상담전화라고 한다.

이러한 변화에는 IMF라는 경제적 위기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남성의전화 이혼상담소 이옥 소장은 “95년 남성의 전화가 처음 생길 때만 해도 아내의 가출을 상담해오는 전화가 대다수였습니다.

하지만 IMF가 터지고 난 이후, 특히 작년에는 실직한 남편들이 아내가 요구하는 이혼 요구에 당황해서 전화를 걸어오는 경우가 부쩍 늘었죠.

또 남성의 경제력이 없어지자 직장을 얻은 아내들이 사회생활을 하다가 외도를 하게 되었는데 아내가 오히려 이혼을 요구한다면서 도움을 구하는 전화도 많아졌구요.

한국가정법률 상담소에 상담을 하는 남성들 중 대부분이 아내가 이혼을 제기해왔는데 재산분할시 어떻게 대처해야 하냐고 묻는 것이었다고 한다.

여자가 먼저 이혼 요구하는 확률 높아

IMF 이후로 이혼 당하는 남자 늘었다

이혼의 양상이 변하는 것처럼 이혼을 하려는 사람들의 관심사도 많이 달라졌다.

과거 여성들이 이혼할 때 가장 관심을 가졌던 것은 자녀의 양육권을 지킬 수 있는지, 이혼 후 ‘먹고 살 일’은 어떻게 해야하는지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재산분할권’으로 재산을 얼마나 나눠 가질 수 있는지, 위자료는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에 더욱 큰 관심을 기울인다고 한다.

자녀 양육권 문제에 대한 관심은 확실히 줄었다는 것. 심지어 법정에서 양육권을 서로 맡지 않겠다고 다투는 사태까지 벌어지는 것이 요즘 현실이다.

작년 한해 부모의 이혼을 겪은 미성년 자녀는 모두 9만8천여 명. 이들은 부모의 이혼으로 정신적으로 상처를 받는 것은 물론 아직 사회 구석구석에 남아 있는 이혼에 대한 싸늘한 시선에 노출된다.

이혼한 당사자들도 고독에 떨거나 여성의 경우 경제적 자립기반을 마련하지 못해 힘겨워하기도 한다.

고통스런 결혼이란 지옥을 탈출했지만 생활고라는 사자의 입 속으로 떨어지기도 하는 것이다.

“이혼율을 근본적으로 줄이는 대책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최근 중년 이혼율의 증가가 여성이 어려움을 조금도 참지 못하고 경솔하게 이혼을 제기하는 탓으로 돌리는 보수적인 시선을 경계하는 일입니다.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차마 이혼을 하지 못하고 있는 여성들이 아직도 이 사회에 많다는 것을 생각할 때 증가하는 이혼율을 억지로 줄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닌 것입니다.

오히려 이혼을 사회적 현상으로 겸허히 받아들이고 가부장적 문화와 사회에 만연한 이혼자에 대한 편견을 없애서 이 혼자와 편부 편모 슬하의 자녀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하지요.

이혼한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사회 복지 제도도 더욱 확충되어야 하구요.
”서울 여성의 전화 이문자회장의 설명이다.

* 민법 제840호 재판상 이혼 원인

제1호: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때
간통은 물론 간통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부부 정조의 의무에 충실하지 않은 모든 행 위를 포함한다.

제2호: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
정당한 이유 없이 동거, 부양, 협조의 의무를 저버리는 것으로 상대 배우자를 내쫓거 나 집을 나가는 것이 포함된다.

제3호: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상대 배우자가 같이 살 수 없을 정도로 신체, 정신에 대해 학대하거나 명예에 대한 모욕을 하는 것을 말한다. 흔히 배우자의 폭력이 이에 해당된다.

제4호: 자기의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을 때
남편이 장인 장모에 대해서, 아내가 시부모에 대해서 3호 사유에 기재된 부당한 대우 를 한 경우를 말한다.

제5호: 배우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아니한 때

제6호: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

1~5호에 해당되지 않으나 실제적으로 결혼생활을 계속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을 때를 말하며 상담사례에는 경제문제(경제갈등, 도박 등),
부부간의 불화(성격차이, 대화단절, 성적 갈등, 의처증 등),
가족간의 불화(고부갈등, 혼수시비 등),
건강문제(알코올중독, 정신병 등)가 이에 포함되어 있다.


* 99년10월호 여성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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